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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구의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는 이용수 할머니. 대구/연합뉴스

 

성금 사용처 등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에 문제를 제기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연이) 낸 성과에 대한 폄훼와 소모적인 논쟁은 지양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지난 7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연의 회계 문제 등을 짚으며 수요시위 불참을 선언한 뒤 처음으로 밝힌 공식 입장이다.

이 할머니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라는 이름으로 입장문을 올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각종 논란과 향후 바람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이 할머니는 입장문 들머리에서 가해국인 일본의 공식적 범죄 인정과 사과, 진상규명과 법적 배상금,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촉구하며 “이를 통해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자신을 비롯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연 등이 견지해온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할머니는 또한 최근 언론이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와 정의연의 활동 방식을 놓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해 “기성 언론의 근거 없는 억측과 비난, 편가르기”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기자회견 이후 촉발된 논란엔 비판적이었지만, 정의연을 향해 “지난 30여년간 진실을 밝히기 위한 투쟁 과정에서 나타난 사업 방식의 오류나 잘못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론 현시대에 맞는 사업 방식, 책임 있는 집행 과정, 투명한 공개를 촉구했다. 또 “박근혜 정부 당시 한-일 간 졸속 합의와 관련해 정부의 대민 의견 수렴 과정과 내용, 정대협 관계자들의 정부 관계자 면담 시 대화 내용 등 관련 내용이 조속히 공개돼 우리 사회의 신뢰가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할머니는 이어 “양국 학생들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 한·일 양국의 미래 관계를 구축해 나갈 학생들 간 교류와 공동행동 등 활동이 좀 더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요시위’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학생들 고생시키고 푼돈만 없애고 교육도 제대로 안 된다”며 수요시위 불참 선언을 했던 것과는 다소 결이 달라졌다. 이 할머니는 “우리 사회 공통의 가치인 인권과 평화, 화해와 용서, 연대와 화합을 이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며칠 전만 해도 정의연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했던 이 할머니가 입장문을 내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함께했던 이들의 분열에 대한 우려는 잦아들었다. 정의연을 향해 투쟁 과정의 ‘오류’를 극복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인권과 연대의 가치를 강조함으로써 전쟁범죄에 희생된 여성 인권의 보편적 문제를 다뤄온 정의연의 활동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할머니가 수요시위 불참 선언 등 거센 어조로 정의연을 비판한 데는, 정의연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기보다는 2015년 졸속 합의와 그 이후 계속된 교착 상황 때문에 생긴 상처와 답답함이 깔려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티에프를 꾸려 2015년 합의의 문제점을 포괄적으로 조사했으나 양국 정부 간 공식 합의였던 만큼 파기하고 재협상을 밀어붙이기는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이 할머니와 가까운 최봉태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 인권특별위원장)는 1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015년 합의 이후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도 이 할머니가 분노한 원인”이라며 “30년 가까이 싸워왔는데 출구가 전혀 보이지 않으니 많이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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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금 사용처 등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에 문제를 제기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연이) 낸 성과에 대한 폄훼와 소모적인 논쟁은 지양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지난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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