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이사 자녀에 ‘김복동 장학금’ 수령 사실 드러나
위안부 피해자 조의금 등으로 조성… 정의연 거래업체 기부금도 포함
지난달 유관 자녀에 200만원 지급… 정의연, 각종 의혹관련 11일 회견
일본군 피해자 관련 시민단체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의 자녀가 최근 위안부 피해자였던 고(故) 김복동 할머니(1926∼2019)의 조의금 등으로 조성된 ‘김복동 장학금’을 수령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비영리 법인 ‘김복동의 희망(희망)’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희망 측은 지난달 1일 정의연 초대 이사 A 씨의 자녀에게 장학금 200만 원을 지급했다. 이 장학금은 김 할머니가 지난해 1월 영면한 뒤 시민들이 모은 조의금 등으로 조성됐다.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의원 당선자는 최근까지 희망 대표를 맡아 왔다. 윤 당선자는 지난해 장학금 심사에도 참여했다. A 씨는 2016년 9월 설립한 정의연의 초대 이사를 지냈으며, 현재도 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A 씨는 지난해 5월 민주당의 지역 조직의 간부로 위촉되기도 했다.
희망 측은 지난해 2월 장학금을 신설하며 수혜 대상을 ‘시민단체 활동가의 대학생 자녀’로 한정했다. 김 할머니의 평소 뜻을 실천하는 여성·인권·평화·노동·통일 등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를 지지하고 격려한다는 이유였다. 지난해엔 신청자 27명 중 25명이, 올해는 신청자 14명 중 10명이 각각 이 장학금을 받았다. 대다수가 진보 성향 단체 활동가의 자녀였다.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장학금은 아내가 아이와 상의해 신청했다. 김 할머니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아이가 감동해서 신청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A 씨는 또 “장학금을 신청할 때 내가 정의연 이사라는 점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심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아이가 희망 측에 장학금 일부를 기부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장학생 모집 공고엔 가족관계 증명서와 부모의 경력·재직 증명서 등을 제출하도록 되어 있었다.
김복동 장학금엔 정의연 거래 업체의 기부금도 일부 쓰였다. 국세청 홈택스의 공익법인공시에 따르면 공연기획업체 H사는 2018년 정의연으로부터 총 4550만 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고, 지난해엔 “김복동 장학금에 써달라”며 정의연에 2000만 원을 지정 기부했다. 정의연 거래 업체 중 정의연 측에 기부금을 보낸 업체는 총 4곳이었다.
정의연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의 기부금 사용 의혹과 윤 당선자의 한일 위안부 합의 ‘사전 인지’ 여부 등에 대해 해명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는 7일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성금이 피해자 할머니를 위해 쓰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소영 ksy@donga.com·조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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