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무서워, 차라리 돌아갈래…너도나도 '스쿨존 회피'
SK텔레콤은 스쿨존 우회경로를 선택할 수 있는 신규 기능 '어린이 보호경로' 등을 추가한 티맵 8.1버전을 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SK텔레콤 제공) 2020.4.27/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운전자 주의의무를 위반으로 사고가 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민식이법' 시행 이후 차량 내비게이션에도 '스쿨존 우회' 기능이 속속 업데이트되고 있다.
가장 먼저 해당 기능을 적용한 것은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맵퍼스가 개발한 '아틀란'(Atlan)이다.
아틀란은 민식이법 시행 다음날인 지난달 26일부터 '스쿨존 경고 안내'와 경로 검색 때 스쿨존을 거치지 않는 경로를 탐색해주는 '스쿨존 회피경로 탐색' 기능을 적용했다.
이어 사용자 수 1800만명(2019년 기준)이 이상인 업계 1위 내비게이션인 SK텔레콤 'T맵'(Tmap)도 지난 27일 스쿨존 우회경로를 선택할 수 있는 '어린이 보호경로' 기능을 업데이트 했다.
해당 기능은 스쿨존을 경로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Δ스쿨존 내에 목적지가 있어 우회 경로가 없는 경우 Δ스쿨존 우회시 소요시간이 10분 이상 추가되는 경우에는 스쿨존을 서행해 통과하는 경로를 안내한다.
◇"검토하겠다"던 업체들도 운전자 요구 빗발에 스쿨존 기능 도입 서둘러
다른 내비게이션 업체들도 민식이법 시행 초반 당시 분위기를 살피던 것과 달리 해당 기능의 업데이트를 서두르고 있다.
카카오와 LG유플러스가 함께 제공하는 'U+카카오내비'는 민식이법 시행 초반에만 해도 "음성 기능 안내는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정책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카카오 측은 지난 2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스쿨존 우회 기능에 대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적용하기 위해 테스트하고 검토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카카오는 "스쿨존 음성안내 기능은 오는 5월 내로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내비를 운영하는 KT는 앞서 "스쿨존 우회 경로 기능에 대한 기술 개발은 완료됐다"고 밝혔고 28일에는 "업데이트를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아틀란 앱에서 제공하는 '스쿨존 회피경로'기능. 중간의 역삼초를 우회한 경로(왼쪽)과 통과한 경로(가운데). 옵션에서 켜고 끌 수 있다. © 뉴스1
◇운전자 '민식이법' 반발 심해…민식이법 개정 청원, 35만명 넘어
이처럼 내비게이션 업계에서 스쿨존 우회 기능을 적용을 서두르는 이유는 운전자들의 요구가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민식이법' 중 스쿨존 내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적용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의 경우, '운전자의 주의의무 위반'이 거의 대부분의 경우 적용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극심한 반발이 제기됐다.
실제로 민식이법 시행 2일 전 시작한 '민식이 법 개정을 청원합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총 35만4857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민식이법의 취지와 별개로 발생할 수 있는 과잉처벌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교통사고 전문가인 한문철 변호사는 내비게이션들의 '스쿨존 우회' 기능에 대해 "위험지역이지 않나, 지뢰매설지역이니 피해가도록 안내해야한다"며 "위험한데도 내가 조심해서 갈 거냐, 위험하니까 돌아갈거냐는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