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브랜드 삼성·LG전자 TV는 왜 미국서 더 쌀까요?
올해도 어김없이 미국 최대 세일 기간인 ‘블랙 프라이데이’(미국 추수감사절 다음날 금요일)를 맞아 미국은 물론 한국 소비자들까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엘지(LG)전자 티브이(TV) 등 국내 브랜드의 고가 전자제품을 국외에서 ‘직구’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삼성·엘지 티브이는 왜 미국에서 더 쌀까?
엘지전자 미국 사이트에서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올해 생산된 65인치 올레드(OLED) 티브이 가격을 기존 3499달러99센트에서 2099달러99센트로 내렸다. 한국 돈으로 248만원가량이다. 유사 모델은 2일 국내 엘지 사이트에서 319만원에 판매 중이다. 단순 비교로 71만원 차이다.
업체들은 첫손에 ‘규모의 경제’를 꼽는다. 미국은 중국과 더불어 단일 국가로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세계 1위’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한국보다 20배가량 티브이를 더 많이 판다. 엘지전자도 비슷하다. 유통 구조도 다르다. 최신 가전제품 격전지인 미국에선 베스트바이를 비롯해 다양한 유통 채널이 경쟁 중이다. 반면 한국은 삼성디지털프라자, 엘지베스트샵 등 자사 유통망과 롯데하이마트 등 소수가 주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나 시장규모에서 미국은 박리다매가 가능하고 상징성에서도 최대 격전지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포함해 더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 단가도 다르다. 엘지전자는 국내 판매용 올레드 티브이를 한국 구미 공장에서 만들어 ‘메이드 인 코리아’ 딱지를 붙인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티브이는 멕시코에서 생산돼 넘어온다. 투입 인건비가 더 쌀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미국용 티브이도 대부분 멕시코에서 만들어진다. 삼성전자의 국내 판매 티브이는 베트남 등에서 조립한다.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샘스클럽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엘지(LG)전자 티브이(TV)를 사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엘지전자 제공
판매 가격의 이점이 명확하지만 소비자들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게 있다. 일단 관세와 부가세다. 국내 티브이 가격에는 배송, 설치 비용이 포함돼 있지만 미국 상품에는 설치 비용 등이 별도인 경우가 많다. 물론 이를 포함해도 직구가 더 저렴할 때가 대부분이다. 사후 서비스(AS) 기간도 다르다. 국내는 보통 2년의 무상 보증을 보장하지만 미국은 1년에 그치거나 기간에 따라 추가 비용을 요구한다. 해외 직구에선 배송에만 몇주가 걸리고 교환·환불 절차가 복잡하다. 직구 티브이로는 국내에서 지상파 유에이치디(UHD) 방송을 손쉽게 볼 수 없다.
제조사 입장에선 국내 생산 제품이 많이 팔리든 국외 생산 제품이 많이 팔리든 수익을 올린다. 요즘처럼 해외 직구가 늘 경우 가장 손해를 보는 건 국내 유통사들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온라인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블랙 프라이데이 등 국외 세일 기간에 직구 대행 서비스를 진행하거나 자체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28&aid=0002476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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