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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의 마지막 공연을 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주변은 평일인데도 오전부터 사람들이 몰렸다. 사람들은 주경기장 주변을 돌며 기념사진을 찍었고, 자신들이 손수 만든 굿즈(상품)를 무료로 나눠주기도 하며 이날 오후 6시30분 주경기장에서 열릴 행사를 기다렸다. 수많은 사람들의 고대 끝에 개최된 행사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마지막 공연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8월 서울 공연으로 시작해 1년 2개월 동안 이어진 월드 투어를 이날 마무리했다.

이날 잠실은 ‘BTS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경기장과 주변에 머문 사람 대부분은 방탄소년단의 열성 팬들인 ‘아미’였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마련한 이벤트존에서 길게 줄을 서는 등 공연 시작 전부터 방탄소년단에 빠져들었다. 회사원 위모(28)씨는 “지난해 8월 첫 콘서트 관람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의 다큐멘터리 영화 ‘브링 더 솔: 더 무비’까지 봤기에, 이번 공연은 꼭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저작권 한국일보] 방탄소년단 월드 투어 기록 - 송정근 기자

외국인 팬들도 적지 않았다. 주경기장 인근 음식점과 노점상에서는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 음식을 먹기 위해 장시간 기다리는 모습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는 호주 대학생 조 맥타켓(19)씨는 “방탄소년단 공연을 보러 서울에 온 것이지만, 겸사겸사 관광도 하고 있다”며 “TV와 인터넷으로만 보던 풍경을 실제로 보고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마지막 공연을 펼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주경기장을 발화점으로 한 방탄소년단 열기는 지난 주말부터 지속돼 왔다. 방탄소년단은 26, 27일 주경기장 무대에 올랐고, 아미가 이에 맞춰 잠실 일대에 집결하며 서울이 들썩였다. 공항철도에 따르면 첫 공연 전날인 25일 열차 이용객이 32만6,386명에 달했다. 2010년 공항철도가 개통된 이래 사상 최대 기록이다.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일본 여행객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고속철도회사 SR은 방탄소년단 콘서트 관람객 교통 편의를 위해 26일과 27일, 29일 서울 수서역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SRT 막차 좌석을 410석에서 820석으로 2배 늘렸다. 3회 공연의 총 관객 수는 13만2,000명 가량이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의 마지막 공연을 보기 위해 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호텔업계도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롯데호텔에 따르면 공연장과 가까운 잠실 시그니엘 서울, 롯데호텔 월드, L7 강남은 방탄소년단 공연 일정이 발표된 직후 한 달 만에 객실 예약이 거의 다 찼다. 28일과 29일에는 세 곳 모두 객실 예약률이 90%를 넘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성수기라 요금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외국인과 젊은 층의 객실 예약률이 높다”며 “방탄소년단 공연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282실)와 인터컨티넨탈서울 코엑스(640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514실) 등도 10월 말 예약이 다 찬 상황이다. 주경기장 인근 한 호텔 관계자는 “보통은 단체 관광객 예매율이 높은데 이례적으로 개인 관광객 예매율이 높았다”며 “방탄소년단 팬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잔여 객실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29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마지막 공연을 펼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주말 방탄소년단 공연을 생중계한 영화관에도 아미들이 몰렸다. 전국 멀티플렉스 49곳의 1만3,000석 가량이 거의 매진됐다. 멀티플렉스 체인 CGV의 한 수도권 지점 관계자는 “다양한 국적의 아미들이 극장을 찾았는데, 일본과 중국, 동남아 지역 팬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며 “영화관에 여행 가방을 끌고 온 외국인 팬들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영화관은 콘서트장과 마찬가지로 열광의 도가니였다”며 “팬들은 야광봉은 기본이고 콘서트장에나 챙겨갈 만한 물건들을 들고 영화관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29일 방탄소년단의 공연은 ‘국가대표 아이돌’이라는 호칭에 걸맞게 유독 화려했다. 하늘에선 불꽃놀이가 펼쳐졌고, 마지막 곡 ‘소우주’ 무대에 맞춰선 한국 단독공연 최초로 드론 300여개가 펼쳐내는 ‘라이트 쇼’도 이뤄졌다. 멤버 진은 이날 무대 첫 인사말로 “이번 콘서트 마지막을 한국에서 함께 한다”며 서울을 크게 외쳤다. 그간 한국 콘서트에 목말라 있던 국내 아미들은 특히 감동적인 표정이었다. 번역가 이모(28)씨는 “방탄소년단이 ‘집밥’을 먹는 느낌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해외 공연과 비교했을 때 분위기가 한결 좋았다”며 “그 어느 때보다 멤버들과 친구처럼 소통하는 것 같았고, 그들과 함께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해외 팬들이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마지막 공연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멤버인 지민의 사진이 프린트된 부채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방탄소년단은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를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등 세계 23개 도시에서 62차례 열며 관객 206만여명을 모았다. 공연 매출은 2,400억원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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