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거리두기' 시작…"헬스장 가도 샤워실 이용은 자제"
오늘부터 '새로운' 일상…코로나19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어
도서관·박물관 등 운영 재개…지침 준수 시 행사·모임 가능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김잔디 기자 = 6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새로운 일상이 시작된다.
3월 22일부터 5월 5일까지 45일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사회·경제활동이 재개되는 한편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일상과는 다른 '뉴노멀'(New normal)이 펼쳐질 예정이다.
마스크 착용, 두 팔 간격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면 행사와 모임 등 사람들이 모이는 행위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과 같은 일상은 기대하기 힘들다. 대중교통에서는 대화를 자제하고, 실내에서는 자주 환기를 하는 등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개개인은 ▲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 사람과 사람 사이, 두 팔 간격 건강 거리 두기 ▲ 30초 손 씻기, 기침은 옷소매에 ▲ 매일 2번 이상 환기, 주기적 소독 ▲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등 방역을 위한 5가지 핵심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그래픽] '생활 속 거리두기' 개인방역 5대 핵심수칙(서울=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체계를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sunggu@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 음식점·카페 '한 방향' 앉기…계산할 때 '전자결제' 이용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행돼도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탁자에 둘러앉아 오랜 시간 식사하거나 음료를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코로나19는 비말(침방울)로 전파되는데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마주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가급적 '한 방향'을 바라보고 앉는 것이 권장된다. 매장에 머물지 않고 포장·배달주문을 이용하는 것도 권장된다.
결혼식과 장례식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참석자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것보다는 답례품을 제공하고, 악수나 포옹보다는 눈인사로 마음을 표현하는 '새로운 풍습'이 필요하다. 또 사람들 간 접촉을 줄이기 위해 축의금은 온라인으로 전달하고, 상가에서는 30분 이상 머물지 않아야 한다.
헬스장 같은 실내체육시설이나 야구장, 축구장 등을 방문해도 되지만, 운동 후 공용샤워실 이용은 자제해야 한다. 수건이나 운동복 등도 개인용품을 사용해야 혹시 모를 코로나19 전파를 막을 수 있다. 영화관, 공연장 등에서는 가급적 좌석을 한 칸씩 띄어 예매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공연장에서 함께 노래부르는 '떼창'도 자제해야 한다.
백화점, 대형마트, 쇼핑몰 등에서 계산할 때는 모바일 페이나 QR코드, 신용카드 등 가능한 전자결제 방식을 이용해 종사자와 접촉을 줄이는 것이 좋다. 시식이나 화장품 견본품 테스트 코너 운영도 중단이 권장돼 앞으로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차량이 혼잡하다면 다음 차를 이용하고, 교회에서 예배를 볼 때는 함께 찬송가를 부르지 않는 등 기존의 생활습관을 바꾸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 아프면 쉰다고? 생활 속 거리두기 방역지침 실효성 '의문'
'아프면 쉰다', '카페·음식점에서 한 방향으로 앉는다' 등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침은 기본적으로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이어서 개인의 노력이나 사업주·고용주의 자발적 참여에 기대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헬스장에서 땀 흘려 운동을 한 후 샤워실을 이용하지 말라는 권고사항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좌석이 매진되는 영화관이나 공연장에서 한 칸씩 띄어 앉는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국민 개개인이 노력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해도 결혼식을 하면서 하객들에게 음식을 제공하지 않거나, 아프면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3∼4일 쉬어야 한다는 지침은 제도적 뒷받침이나 새로운 사회 문화가 형성되기 전에는 지키기 어렵다.
방역당국도 이런 현실적인 측면을 반영해 세부지침을 확정하면서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 발생 시 '출근하지 않기'라는 표현을 '출근 자제'로 완화하기도 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인이나 조직에 방역 지침을 지키라고 하는 것보다 그 지침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예컨대 손 소독제는 어떻게 비치할지, 사무공간은 어떻게 거리를 둘지, (필요한) 공간과 비용은 어떻게 확보할지 등을 함께 논의하고 합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생활 속 거리두기 시행 이후 나타나는 문제점 등을 파악하고 현실에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생활 속 거리두기가 원활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국민들의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하고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