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사진 300장 놓고 기도 중···독일은 이렇게 신앙 지킨다
지난 29일 독일 아헤른 교구교회에서 호아킴 지에슬러 신부가 신도들의 사진이 놓여진 성당 앞 연단에서 설교를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다수의 군중이 모이는 종교행사에 차질이 생기자, 세계에서는 자동차 예배를 비롯해 사진 미사 등 다양한 형태의 신앙 활동이 등장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아헤른 교구교회에서는 지난 29일 신자들이 보내 온 사진 300여장을 성당에 놓고 미사를 진행했다. 독일에서는 바로 전날(28일) 5만3340명의 누적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며 유럽 내 세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나온 국가가 됐다. 비록 치사율(누적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은 1%가 채 안되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독일 정부는 3명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이동 제한 명령을 내리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에 일요일 미사 마저 진행할 수 없게 되자, 이 성당 신자들은 자체적으로 자신들의 사진을 성당에 보내 "미사에 직접 참여할 수 없지만 사진이라도 올려 놓고 미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극장과 같은 형태의 '드라이브 인(Drive-in)'으로 불리는 일명 '자동차 예배'가 진행되기도 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헨더슨에 위치한 해리어트 침례교회에서는 29일 자동차 예배를 진행했다.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 연방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지침을 강조한 데 따른 조치다.
이 교회는 교인들에게 교회 앞 야외 극장에서 차량 안 예배를 보도록 안내했다. 윌 브리드러브 목사는 이날 무대에 서서 마이크를 통해 야외 설교를 진행하며 "예배를 계속하면서도 교인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로드아일랜드주 존스턴 교구 성당에서도 이날 자동차 미사를 진행했다. 이 교구의 피터 고워 신부는 이날 라디오를 통해 설교를 했고, 신자들은 자동차 안에서 주파수를 맞춰 설교를 전해 들었다고 한다. 외신은 신앙생활을 유지하면서도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가지각색의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종교 모임을 금지하는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지난 23일부터 4월 5일까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교회와 단체에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하지만 이날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는 행정명령에 개의치 않고 예배를 보기 위해 교회에 출석했다가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