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확진자 수 8만 3500명…중국 제치고 최대 감염국 됐다
26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병원의 야외 간이 신종 코로나 검사장에서 의료진이 다음 환자를 부르고 있다. 뉴욕시는 감염자가 2만 2000명에 이르면서 산소호흡기 등 필수의료장비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의 신종 코로나(코로나 19) 확진자가 26일(현지시간) 8만 2000명을 넘어 중국(8만 1782명)을 제치고 최대 감염국이 됐다. 23일부터 뉴욕 대도시 권역을 중심으로 매일 1만 명 이상 확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1월 21일 워싱턴주에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래 65일 만이다.
존스홉킨스의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 미국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8만 3507명으로 전날 6만 5800명보다 1만 7700명 이상 늘었다. 1일 증가 폭으로 최대치다. 사망자도 1178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주 들어 23일 1만 600명, 24일 9900명, 25일 1만 2000명 이상 신규 감염자가 늘며 확진자는 나흘 만에 두 배가 됐다.
뉴욕 3만 7877명(사망 385명)과 인근 뉴저지 6876명(사망 81명)이 미 전체 감염자의 절반을 넘었다. 이어 캘리포니아 3886명(사망 78명), 워싱턴주 3055명(사망 147명), 미시간 2845명(사망 61명) 순이다.
뉴욕 도심 지역에서만 신종 코로나 환자가 4만명 이상 발생하면서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부족한 산소호흡기 한 개를 환자 두 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산소호흡기에 2번째 튜브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환자 두 명이 사용할 수 있다면서 "이상적이지 않지만 운용 가능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뉴욕주 전체에서 최소 3만 개의 산소호흡기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 보유 대수는 8000개 뿐이다. 이것도 연방정부가 4000개를 긴급 공급해 두 배로 늘어난 수치다. 쿠오모 주지사는 7000대를 추가로 구매했고 공급선을 계속 찾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중국·이탈리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반면 중국은 보건당국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주 신규 감염자가 하루 70명 안팎으로 확산이 거의 멈추면서 8만 1782명(사망 3291명)에 그쳤다. 3위는 유럽 최대 감염국인 이탈리아로 8만 589명(사망 8215명)이며, 이어 스페인이 5만 6347명(사망 4154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2차 확산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4월 12일 부활절 이전 경제 활동 재개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는 백악관 브리핑에서 "모든 이에게서 다시 일하기를 원하는 목소리를 아주 크고 분명하게 듣고 있다"며 "미국은 다시 일터로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심각하게 감염되지 않은 많은 지역부터 그렇게 할 수 있다"며 "우리는 곧 복귀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백악관 신종 코로나 태스크포스팀 최고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부활절 시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날 밤 CNN에 출연해 "당신이 (경제활동 재개) 시간표를 만드는 게 아니라 바이러스가 시간표를 정한다"며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