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엄지척' 韓 진단키트 주목하는 이유 있었네
젠큐릭스의 '진프로 코비드19 진단키트'/사진=휴온스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키트(진단시약)가 미국, 유럽 등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성공적인 테스터'라고 평가하고, 진단키트 지원을 요청했다.
코로나 진단키트 검증 기회 확보…정확도↑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TF 일일 브리핑에서 한국의 코로나19 검사키트와 검사 진단과정에 대해 "매우 일을 잘해왔다(they've done a very good job of testing)"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진단 키트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국가들도 한국 정부와 기업들을 통해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주목을 받는 것은 질병관리본부와 국내 업체들이 사태 초기 선제적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생산 체제를 갖췄기 때문이다.
이민전 체외진단기업협의회 운영위원장(웰스바이오 이사)는 "한국의 경우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질병관리본부가 선제적으로 진단키트를 만들고, 긴급사용승인 제도를 시행했다"며 "이에 기업들도 발빠르게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초기 병원을 통해 진단키트의 효력을 검증할 검체들이 공급됐고, 국내 업체들은 개발한 진단키트의 성능을 검증할 기회와 시간이 충분했다. 덕분에 한국 코로나19 진단키트들의 정확성과 효능이 높아진 것이다.
반면 미국, 유럽의 경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할 능력이 있지만, 선제적으로 개발에 나서지 않았다. 이후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증하자 진단키트 개발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반면 동남아시아 등은 코로나19 공식 검사법인 실시간 유전자증폭(RT-PCR) 검사를 시행할 장비 등 인프라 조차 없다. 진단키트를 개발할 기술력도 부족하다.
신종 감염병 관련 연구로 기술 축적
평소 국내 진단 업체들이 신종 감염병 발생에 대비해 진단키트를 연구를 진행한 것도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비결 중 하나다.
진단업체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에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 사태 이후 급성 감염병 질환 관련 국책과제를 진행했다"며 "업체들이 연구과제에 참여하면서 감염병 발생 시 빠르게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노하우를 축적했다"고 설명했다.
진단업체 씨젠의 경우 자체 개발한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해 검사량을 늘리고, 검사시간을 단축시켰다. 씨젠의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검사기관에 따라 하루 1000명 이상 동시 검사가 가능하고, 검사시간을 기존 6시간에서 4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또 국내 진단기업들의 경우 진단키트 개발에 특화돼있다. 체외진단 시장은 유전자증폭(PCR) 장비 등 대형장비 업체와 PCR 장비에 사용할 진단키트를 만드는 중소업체들로 나눠져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대형장비를 중심으로, 한국의 진단 기업들은 진단키트 개발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씨젠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진단키트 개발 기업들이 많고, 진단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며 "기존에도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고 말했다. 체외진단기업협의회에 따르면 국내 전체 진단 업체는 200개 내외로 추정된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