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병원장 "이상하면 보고하지 말란 말이냐"…질본에 반발
분주한 영남대병원 응급실 의료진(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2020년 3월 18일 오후 대구시 남구 영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보건 당국은 이날 폐렴 증세를 보인 17세 소년이 영남대병원에서 사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2020.3.18 mtkht@yna.co.kr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폐렴 증세로 17세 소년이 사망한 뒤 실험실 중단 조치를 당한 영남대병원이 질병관리본부에 연일 반발하고 나섰다.
20일 김성호 영남대병원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가 애매하다고 문제를 제기한 의사가 용기 있고 학자적인 솔직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전날 질본 발표는) 어느 기관이건 조금 이상하면 보고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의학 발전에는 뭐든지 단정적인 게 없다"며 "여러 데이터가 모이고 여러 오류가 있는 사이에 발전하는 것인데, 지금 기준에 맞지 않고 일부 오염이 보인다고 해서 모든 걸 오염이라고 단정 짓는 건 성급하며 학자적 자세를 짓밟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우리는 문제를 제기했고 자발적으로 질본에 상의해보자고 제의했다"며 "최소한 발표 전에 토론을 거쳤어야 하며, 감사 결과도 아닌데 수사기관처럼 명령을 내리고 중지 시켜 매도해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7세 소년의 여러 검체 중에 한 가지에 오염이 있다고 전체 검사실에 중지 명령을 내리면, 그 중단으로 환자 치료가 지연되고 검사가 늦어지는 문제를 질본이 다 책임질 것이냐"며 "이 상황에서 누가 (코로나19 검사 결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또 "우리는 사립 대학병원이지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5천건 이상 했으며, 100명 이상의 확진 환자 격리병동을 만들어 운영했다"며 "한 달 이상 매일 도시락만 먹으며 싸워왔는데 일거에 행정명령을 내리며 중지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에게 숨진 17세 소년에 대해 질본의 최종 음성 판정이 나오기 전부터 부검을 권유했다고 한다.
소년의 시신은 이날 오전 가족에게 인계됐다.
질본은 실험실 오염 가능성과 기술 오류 등을 이유로 영남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는 채취하되 분석은 다른 기관에 맡기도록 했다.
질본은 이날 오후 영남대병원 실험실을 방문해 병원 내 정도관리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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