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상자만 1,600명···신천지 시한폭탄 터지나
27일 오후 광주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 출입문에 보건 당국 관계자가 시설 폐쇄를 알리는 행정처분서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신천지 예수교회 신도를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현재까지 파악된 신도 중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사람만 1,6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증상자의 대부분이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천지발 확진자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8일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의 추진 현황을 공개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7일 자정 기준 신천지 교회의 국내 신도 19만4,781명 중 11만4,068명에 대한 조사가 완료됐다. 이 중 발열·기침·호흡곤란 등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1,638명이다. 중대본은 유증상자에 대해 즉각 자가격리 조치하고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강립 제1총괄조정관은 “신도 중 무증상자에 대해서도 능동감시 중”이라며 “의료기관·요양병원·요양시설 등 고위험직업군에 근무하는 신도는 자발적으로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서 머물도록 신천지 예수교회 본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27일 중대본이 교육생 명단까지 확보해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한 후 각 지자체에서도 신천지 신도에 대한 전수조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서울시는 신천지 신도 2만8,317명 중 유증상자가 217명인 것으로 파악했다. 경기도에서는 도내 신천지 교인 3만3,809명을 긴급 전수조사한 결과 740명이 유증상자로 확인됐다. 지자체에서는 대구에서 신천지 신도 중 유증상자의 80%가량이 확진 판정을 받은 점을 고려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전수조사를 둘러싸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나오고 있다. 일부 신도가 지자체의 연락에 응하지 않거나 조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은 신도가 1,500여명, 경기도는 2,995명이라고 밝혔다. 중대본이 신천지 본부로부터 받은 전체 명단에서 주소지가 불분명한 신도도 863명이다.
아울러 미성년자 신도의 경우 부모를 통해 증상 유무를 확인하는 점도 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낮춘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본인이나 보호자의 동의하에 직접 인터뷰하는 식의 역학조사가 이뤄졌다.
한편 대구시는 신도 수를 속인 신천지 예수교 대구교회를 고발하기로 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자체 확보한 신도 명부와 27일 정부로부터 신도·교육생 등이 포함된 명부를 비교한 결과 신도 1,983명이 추가 확인됐다. 이에 대구시는 신도 명단을 누락하고 대구시에 제출한 신천지 대구교회 책임자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또 역학조사에서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숨기거나 허위 진술을 해 감염병 방역대책에 혼선을 초래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전원 고발 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날 오전 기준 대구 지역의 총 확진자는 1,314명으로 이 중 54.8%가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된 사람이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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