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쇄도 `온라인 장보기` 먹통 속출…생필품 사재기 조짐도
첫 사망자 나온 지난 20일 밤
라면 80%·즉석밥 54% 폭증
쿠팡선 결제하려면 창 사라져
자정 훌쩍 넘어서야 겨우 성공
확진자·의심환자 다녀간
오프라인 매장 임시휴업 속출
◆ 코로나 공포 / '방콕' 늘며 온라인쇼핑 광풍 ◆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대구 한 마트에서 쇼핑객이 라면을 박스째 카트에 담고 있다. 대구에서는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되면서 온·오프라인에서 생수 등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주부 이 모씨는 지난 20일 밤 11시께 평소대로 온라인에서 장을 보기 위해 '쿠팡'에 접속했다. 평소와 달리 앱 접속 속도는 확연히 느렸지만, 그래도 다음날 아침에 먹을 고기, 계란, 우유 등을 찬찬히 담았다. 장보기를 마친 후 결제를 진행하려고 하자 결제창이 사라지면서 결제가 되지 않았다. 이어 장바구에 담겨 있는 제품 개수 '9'는 '0'으로 바뀌었다. 이후 앱은 로그아웃 상황으로 전환됐고 재접속을 여러 번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진행이 안 됐다. 이씨는 자정을 훌쩍 넘어서야 장보는 데 겨우 성공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이용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새벽배송 등 온라인 장보기도 전쟁터가 됐다. 말 그대로 고객도 업체도 '잠 못자는 새벽'을 맞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20일에는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일반인의 심리적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장보기 수요도 온라인으로 더욱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염병 확산 공포감에 따른 사재기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일부 새벽배송 및 온라인몰에서는 작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비상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반면 일부 오프라인 매장은 확진자들이 다녀간 것으로 속속 드러나면서 마트 및 백화점의 임시 폐점이 이어지고, 소비자들의 발길도 끊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현재 국내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가운데 전국 단위 배송이 가능한 곳은 쿠팡 '로켓프레시'가 유일하다. 쿠팡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오후 10~12시는 하루 주문량의 3분의 1이 몰리는 시간대"라며 "20일 같은 경우는 평소 대비 훨씬 더 많은 고객이 유입되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의 경우 지난해 일일 최고 주문량이 170만건이었던 데 반해 올해는 지난 1월 28일 330만건이라는 최고 주문량이 나왔다. 두 배나 증가한 수치로, 시기적으론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고개를 든 설 연휴 직후다.
쿠팡은 현재 배송지연 안내 공지를 하고 있다. 주문량 폭주로 21일부터 로켓배송(로켓프레시 포함)이 지연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쿠팡은 "새벽배송은 최대한 시간을 맞춘다는 입장이지만, 로켓배송의 경우 평소보다 1~3시간 정도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또 22일부터 '쿠팡맨'과 고객의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배송 방식을 모두 '문 앞 배송'이나 '무인택배함 배송' 등 비대면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다른 온라인몰에서도 '첫 사망자' 여파로 생필품 매출이 폭증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사망자가 발생한 20일 하루 동안 G마켓에서 라면과 통조림 캔 매출은 1주일 전보다 각각 80%, 72% 늘었다. 손쉽게 집에서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즉석밥(54%)과 냉동·간편조리식품(22%)도 판매가 급증했다.
같은 기간 화장지·물티슈는 53%, 세제와 세정제도 29%씩 매출이 늘면서 전체 생필품 판매는 38%나 올랐다.
티몬에서는 20일 라면 등 간편식 판매가 1년 전 같은 날짜보다 244%나 뛰었다. 이는 직전 월~수요일(17~19일) 매출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신장률(124%)보다 120%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이번주 내내 이어졌지만, 특히 사망자 소식이 알려진 20일에 더욱 수요가 몰렸다.
주말 동안 집 안에만 있으려는 소비자들이 필요한 물건을 미리 구입하면서 생수 등 음료(76%)와 화장지 등 생필품(65%) 매출도 늘었다.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은 후 이마트 매장에서 인근 지역으로 생필품을 배송하는 '쓱배송'은 대구 지역 고객들의 주문이 몰려 현재 25일까지 모든 배송신청이 마감된 상태다. 대구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보도가 나온 지난 19일 오후 1시를 전후해 배송이 폭증한 탓이다. 쓱닷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전에 85% 수준이던 대구 지역의 배송 주문 마감률이 최근 90%를 거쳐 19일부터는 100%를 채웠다"고 설명했다.
또 야외 활동과 관련된 상품 매출이 감소하고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활동과 관련된 상품들은 매출이 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전동 킥보드'와 '인라인스케이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44% 감소했다. 반면 셋톱박스(101%), 직소퍼즐·액자(80%) 등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활동과 관련된 상품은 판매가 늘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실외활동을 할 수 없어 교구, 장난감 등 상품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확진자 또는 의심자가 다녀갔다고 확인된 오프라인 유통매장들은 잇달아 휴점에 들어갔다. 매장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일산 이마트타운은 21일 오전 10시부터 타운에 입점한 트레이더스 킨텍스점과 일렉트로마트, 전문점 등의 문을 닫았다. 확진자가 들른 이마트 대구 칠성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 대구비산점, 같은 날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의심환자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홈플러스 광주계림점도 휴점했다. 아울러 확진자가 다녀간 롯데백화점 전주점, 롯데마트 전주송천점도 이날 오후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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