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포획 요청한 정부, 엽사 목숨 잃자 ‘나 몰라라’
지난달 21일 강원도 영월 한 야산에서 배와 다리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남성이 발견됐습니다. 10년 넘게
멧돼지 사냥을 해온 엽사 우 모 씨였습니다. 사고 현장입니다. 평소처럼 포획에 나섰던 우 씨는 멧돼지의 공격을 받고 치명상을 입은 채 이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인근 마을 주민 : 그 양반이 생전에 덩치도 좋고 총도 잘 쏴요. (산에서) 내려오면서 그냥 부딪힌 거야. 멧돼지한테 총도 못 쏘고.]
숨진 우 씨는 지난달 초 영월군청이 꾸린 기동 포획단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영월군청 관계자 :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하라고 환경부에서 지침이 내려와서. 포획이 강화돼서 따로 수렵단 구성해서 운영하라고.]
국가 요청을 받고 자원해 총을 들었다가 목숨까지 잃었지만 우 씨 유족은 정부에서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사를 짓거나 일상생활을 하다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야생동물 습격을 받을 때에만 보상하고, 수렵처럼 야생동물 포획 허가를 받고 활동하다 죽거나 다친 경우는 보상에서 제외한다는 규정 때문입니다.
[환경부 관계자 : 자발적인 선택으로 포획 활동 참여하고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거든요. 자발적인 선택으로 위험에 직면한 것까지 다 보상 범위에 넣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엽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더니 정작 사고가 난 뒤엔 자발적인 선택으로 몰고 가는 정부에 대해 엽사들은 한숨만 나옵니다.
[동료 엽사 : (정부) 활동을 하다가 불의의 사고 당하셨는데. 유가족분들한테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책이 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자체 소속으로 야생 멧돼지 포획에 나선 엽사는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약 5천4백 명. 환경부는 뒤늦게 피해 보상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박지인)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590558&oaid=N1005590663&plink=REL1&cooper=DAUM&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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