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먹을 때 밥 안먹으면 살 안찐다... 이 말 사실일까
삼겹살은 돼지고기 중에서도 가장 열량이 높은 부위에 속합니다. 100g당 내는 열량이 450~500kcal나 되니까요. 보통 식당에서 삼겹살 1인분을 150g 내외로 제공하고 있으니, 삼겹살 1인분을 먹는다면 675~750kcal를 먹는 셈입니다. 이것만 해도 상당한 열량이죠. 이에 비해면 돼지갈비는 255kcal, 목심은 250kcal 정도로 낮은 편입니다.
이렇듯 삼겹살 식사의 열량이 어마어마하다보니 사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는 '금지 음식'처럼 여겨지는 데요, 주변에서 "밥을 함께 먹으면 탄수화물 때문에 살이 찌니 밥만 안 먹으면 괜찮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가 있습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경우 원장(아야알러리스가정의학과의원)은 "밥에 있는 탄수화물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이 원장은 "삼겹살과 밥은 식욕을 돋우는 조합이다. 그렇다 보니 많은 양을 먹게 되고 전체적인 섭취 열량이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삼겹살을 밥과 먹을 때, 삼겹살만 먹을 때보다 더 많은 양의 음식을 먹게 돼 섭취하는 총 열량이 늘어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 원장은 "다이어트를 생각한다면 둘 다 섭취량을 줄이는 게 맞다"고 조언했습니다.
삼겹살의 기본이 되는 단백질은 체내에 흡수가 천천히 되는 영양소입니다. 그래서 같은 양의 탄수화물이나 지방보다 포만감을 오래 느낄 수 있고, 두 영양소 대비 우리 몸속에서 지방으로 축적되기 어렵습니다. 이에 반해 탄수화물은 같은 열량을 낸다고 해도 흡수 속도가 빨라 빨리 배가 꺼지고 또 많은 양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이 원장은 "밥이 먹고 싶다면 쌀밥보다는 식이섬유가 많은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먹어 흡수율을 낮추는 동시에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좋다"고 권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삼겹살을 먹기 전에 샐러드나 토마토 같은 열량이 낮고 건강한 음식을 먹어 배를 약간 채운 뒤, 모임을 가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