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에서 해상 케이블카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9월 개장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국내 최장 운행거리를 자랑한다. 유달산을 올랐다가 바다 건너 고하도로 들어간다. 구도심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도 빼어나다. 최승표 기자

요즘의 케이블카는 산보다 바다를 좋아한다. 해상 케이블카 인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2008년 경남 통영 ‘한려수도조망’ 케이블카가 등장한 이래 전국 해안을 따라 해상 케이블카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미 전남 여수, 부산 송도, 강원도 삼척, 경남 사천, 전남 목포에 해상 케이블카가 운영 중인데 경남 거제, 경북 포항, 경기도 화성 앞바다에도 조만간 케이블카가 떠다닐 참이다.

전국 지자체에 부는 케이블카 열풍은 사실 거품이 많다. 다른 지역에 ‘더 높고 더 크고 더 긴 놈’이 나타나면 기존 케이블카는 금세 고철 취급을 당한다. 국내 52개 케이블카 중 서너 곳만 흑자를 내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전국 해상 케이블카 중 소위 ‘대박’이 난 세 곳을 다 타 보고 장단점을 비교했다.

국민 4분의 1이 탔다-통영0.jpg

 

통영케이블카는 국내 해상 케이블카의 조상이라 할 수 있다. 해상 케이블카는 아니지만, 바다를 내다보는 케이블카여서다. 통영케이블카 김현승 차장은 “산악형 케이블카이지만 바다 전망이 해상케이블카보다 낫다”고 말했다.

통영케이블카는 2008년 4월 개통해 지난 8월까지 모두 1400만 명이 탑승했다. 어느새 국민의 4분의 1이 탄 셈이다. 통영케이블카의 성공은 관광 대박 아이템을 찾는 전국 지자체의 가슴에 일제히 불을 당겼다.
 

미륵산을 오르는 통영케이블카는 바다 전망도 좋다. 백종현 기자

통영 미륵도의 미륵산(461m) 8부 능선(380m)에 케이블카 정류장이 있다. 여느 해상 케이블카처럼 바다를 건너거나, 바닥이 유리로 된 캐빈을 갖춘 건 아니다. 그러나 전망은 해상케이블카 못지않다. 통영 유람선 터미널 옆 하부 역사에서 출발하면, 이내 통영항이 내려다보이고 한산도·화도·비진도 등 한려수도의 장쾌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은 대마도까지 시야에 잡힌단다.

지난해 상부 전망대에 스카이워크도 만들었다. 강화 유리 바닥이 절벽 바깥으로 약 5m 돌출돼 있다. 발아래로 천길 낭떠러지다. 인생 사진 찍기 좋은 장소다. 야외 극기 체험시설인 통영 어드벤처 타워, 비탈면에서 레이싱을 즐기는 스카이라인 루지가 케이블카 하부 역사 인근에 있다. 케이블카 탑승권이 있으면 1000~3000원 할인해준다.

편도 티켓만 끊어 미륵산 산행을 하는 방법도 있다. 미륵산 북쪽 용화사에서 정상까지 대략 1시간 20분 걸린다. 여기에서 케이블카 전망대까지는 15분 거리다. 케이블카에서 일몰과 야경을 볼 수 없는 건 아쉬운 대목. 오후 4시면 문을 닫는다(여름 성수기에는 오후 6시까지).

밤바다의 낭만-여수
 

여수해상케이블카 야경. 프리랜서 장정필

통영에서 ‘바다 조망’을 내세운 케이블카가 뜨자 여수는 아예 케이블카를 바다로 내보냈다. 2014년 수정동 자산공원과 돌산도 돌산공원을 연결하는 케이블카가 운행을 시작했다. 이후 해마다 100만 명 넘는 사람이 탔고, 2017년은 216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여수해상케이블카는 길이가 짧은 편이다. 편도 1.5㎞에 불과하다. 그러나 세 가지가 특별했다. 우선 1988년 부산 송도 케이블카가 철거된 뒤 처음 등장한 해상 케이블카다. 바닥이 강화 유리로 된 ‘크리스탈캐빈’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오후 9시 30분까지 운행해 서울 남산 케이블카에서나 감상했던 야경도 펼쳐졌다. 여수해상케이블카 송진민 상무는 “야경도 좋지만 11월에는 ‘여자만’을 물들이는 낙조가 연중 가장 아름답다”며 “일몰 시각에 맞춰 자산에서 돌산 방향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면 된다”고 말했다.

여수의 잘 갖춰진 관광 인프라도 해상 케이블카의 성공을 이끌었다. 2012년 세계박람회를 치르면서 숙소와 교통이 크게 개선됐고,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가 큰 인기를 끌면서 관광객이 전국에서 몰려들었다. 여수시도 팔을 걷어붙였다. 버스킹 공연을 결합한 ‘낭만버스’를 기획했다.

여수해상케이블카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남해안 곳곳에 케이블카가 들어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제는 주말에도 대기시간이 20분이 채 안 걸린다. 2년 전만 해도 1시간씩 기다렸다. 대기시간 없이 8인승 캐빈을 통째로 빌리는 ‘프리미엄 티켓(30만원)’을 선보인 것은 이와 같은 고민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국내 최장 기록-목포
 

바닥이 강화 유리로 된 목포해상케이블카의 크리스탈 캐빈. 백종현 기자

지난 9월 6일 개장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스케일로 압도한다. 총연장 3.23㎞로, 왕복 탑승 시간 40분이다. 개장 두 달이 됐는데도 국내 최장 케이블카를 타보려는 인파가 문전성시를 이룬다. 11월 4일 현재 누적 방문객이 37만 명을 넘어섰다.

케이블카는 3개 스테이션을 순환한다. 구도심 쪽 ‘북항 스테이션’이 주 탑승장이다. 출발하자마자 유달산 정상을 향해 치닫는다. 왼쪽 유리창 아래로 낡은 구도심이 보인다. 영화 ‘1987’에 나온 ‘연희네슈퍼’도 여기에 있다. 구도심 전망이 바다 전망보다 멋지다는 사람도 많다.

산 정상부 기암괴석을 스쳐 지나면 ‘유달산 스테이션’에 닿는다. 여기서 내려 주변 전망을 감상하거나 15분 거리인 일등바위(228m)를 다녀올 수 있다. 유달산 스테이션에서 150도 방향을 꺾은 케이블카는 155m 높이의 주탑을 지나 바다 건너 고하도로 간다. 고하도에도 볼 게 많다. 이순신 장군이 정유재란 때 전략기지로 삼은 섬이다. ‘고하도 스테이션’에 내린 뒤 목포대교 방향으로 약 1㎞ 산책로를 걸으면 ‘판옥선 전망대’가 나온다.

개장 초기여서 그런지 미숙한 부분도 있다. 유달산 스테이션 전망이 좋은데 안내가 충분치 않아 내리는 사람이 별로 없다. 반면에 종점인 고하도 스테이션에서는 반드시 내렸다가 다시 줄을 서서 타야 한다.

붐비는 시간은 피하는 게 좋겠다. 주말에는 북항 스테이션에서 2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고하도에서도 30분 이상 줄을 서야 한다. 목포해상케이블카 정진표 차장은 “단체 관광객이 많지 않은 오전 10시 이전과 오후 4시 이후 탑승을 권한다”고 말했다.
 

국내 3대 해상 케이블카 현황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25&aid=00029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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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케이블카는 산보다 바다를 좋아한다. 해상 케이블카 인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2008년 경남 통영 ‘한려수도조망’ 케이블카가 등장한 이래 전국 해안을 따라 해상 케이블카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미 전남 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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