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도 덥고 마스크 답답한데…코만 내놓는 건 괜찮겠죠?
서울 지하철 1호선이 마스크를 쓴 시민들로 가득 차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주춤한 데다 날씨까지 더워지면서 마스크 착용에 소홀해지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대중교통에서도 코를 내놓고 입만 가리거나, 아예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들도 목격된다. 하지만 순간의 방심이 코로나19 감염을 확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숨쉬기 힘들어 벗은 마스크에…주변인들은 '불안'
최근 낮 기온이 20도 안팎까지 오르면서,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대학원생 정모씨(29)는 "KF94 마스크도 아니고 얇은 일회용 마스크인데도 너무 덥다. 지하철에서 마스크 쓰고 있으면 얼굴뿐만 아니라 등줄기에도 땀이 흐른다"고 토로했다.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면서 불편함을 느낀 이들은 마스크를 살짝 내려 입만 가리거나 턱에 걸치기도 한다. 직장인 박모씨(30)는 "집에서 회사까지 지하철로 편도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는 건 정말 고역"이라며 "비염 증상이 심한 날에는 숨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마스크 밖으로 코를 내놓는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대중교통에서 일부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하는 모습은 주변인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직장인 서민준씨(31)는 "출퇴근할 때 주로 버스를 이용하는데, 마스크 안 쓴 사람이 탑승하면 불안하고 짜증 난다. 증상이 없더라도 보균자라면 버스 안 사람들 옮을 가능성이 엄청나게 높지 않느냐"며 "지하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버스만이라도 마스크 안 쓴 사람은 승차거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지난주 출근길에 옆에 앉은 분이 마스크 벗고 화장하는 걸 목격하고 정말 깜짝 놀랐다. 이 시국엔 찝찝해서라도 지하철에서 화장 못 할 것 같은데…. 화장보단 목숨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대중교통서 마스크 1분만 벗어도, 코로나19 감염될 수 있다
여름이 가까워지면 더욱 불편해지겠지만,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한정된 공간에 다수가 밀집해 있는 특성상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과 버스는 코로나19 전파 조건인 '2m 거리 이내에서 15분 이상의 접촉'을 쉽게 충족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증상이 없어도 안심해선 안 된다. 무증상 감염 가능성이 있어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증상이 발생하기 최소 이틀 전부터 높은 감염력이 있는 데다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이미 전파가 일어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하철이나 버스에 타고 있는 사람 중에 전혀 증상이 없는데도 바이러스를 내뿜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며 "무증상 감염자가 너무 많아서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마스크로 입만 가리는 것도 자제해야 할 행동 중 하나다. 마스크는 코와 입을 완전히 덮고 얼굴에 잘 밀착해서 착용해야 한다. 코를 덮지 않으면 공기 중에 떠 있는 비말을 들이마셔 감염될 위험이 있다.
그렇다면 답답함을 해소하려 마스크를 1~2분간 잠시 벗는 건 괜찮을까? 전문가들은 이 역시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 잠깐 벗고 숨 돌리는 것도 코로나19 감염자가 주변에 있다면 위험한 행동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도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실험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3시간 동안 공기 중에 떠 있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람은 보통 1분에 숨을 16번 쉬는데, 이는 공기 중에 바이러스가 충분히 몸에 들어갈 수 있는 시간과 횟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마스크 착용은 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기 위한 일이기도 하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해도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정 답답하다면 사람이 없는 곳에선 잠시 벗어도 되지만, 나 외에 한명이라도 있을때에는 필히 착용하는게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