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새벽배송의 쿠팡…코로나사태후 전국서 주문폭주
코로나19는 소비의 많은 것을 바꿨다. 이 중 하나가 온라인 소비 급성장이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만나는 것을 기피하면서 마트, 백화점, 오프라인 시장은 퇴색한 반면 온라인과 배달 시장 등은 약진했다. 닐슨코리아기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 업계의 전반적인 성장과 함께 내부에서는 1위 기업이 바뀌는 '대변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양극화 현상이 한층 뚜렷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온라인 시장도 소수가 지배하는 시장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것이 쿠팡의 약진이다. 쿠팡이 거래 규모에서 1위로 등극했다는 닐슨코리아 조사 결과는 애플리케이션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이 발표한 2월 주요 소매시장 결제 동향과도 맥을 같이한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들이 쿠팡에서 결제한 총금액은 1조6300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의 1조4400억원을 넘어섰다. 와이즈앱은 지난 1월 리포트를 통해 "지난해 쿠팡 총 결제 금액이 17조1000억원을 기록해 이베이코리아의 17조원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는데, 특히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이 같은 격차가 더 급속히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쿠팡 주문량은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1월 28일 일평균 330만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300만건대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쿠팡의 약진에는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에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며 이커머스에 대한 소비자 의존도가 올라간 게 영향을 미쳤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 2월 주요 유통 업체 매출 동향에서 온라인 쇼핑 매출 비중은 전체의 49%를 차지하며 오프라인 쇼핑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커머스 기업 중 '유독' 쿠팡에 주문이 더 몰린 데는 쿠팡 특유의 '로켓배송'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직매입·자체배송망을 갖춘 덕택에 쿠팡에서 주문한 상품은 최소 반나절이면 소비자 집에 도착한다. 일반 택배사가 쉬는 일요일이나 새벽에도 물건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외식을 피하고 집에서 식사하는 수요가 늘면서 식료품을 신선하게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 주문도 늘었는데, 이 수요도 상당 부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을 넘어서지 못하는 다른 업체와는 달리 쿠팡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국 단위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와의 접점이 늘면서 거래액이 늘었다는 점은 시장지배력 측면에서 쿠팡에 긍정적 요소다. 거래액 증가로 매출도 동반 상승하면서 지난해에는 연간 매출이 7조원대에 진입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쿠팡은 이르면 13일 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감사보고서 기준 쿠팡은 매출 4조4228억원, 영업손실 1조970억원을 기록했다. 매년 유사한 성장률을 보이는 만큼 지난해 매출도 50~60%가량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액도 대폭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거래액은 17조원대를 기록했다. 직전 연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거래액 1위를 고수해온 이베이코리아와 맞먹는 수준까지 올랐다.
지금까지 쿠팡의 매출은 과장됐다는 비판이 있었다. 쿠팡은 취급 물품 중 90%가 직매입 상품으로 10%대의 중개수수료만 매출로 포함되는 타사와 달리 판매액 전부가 매출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다만 고질적인 적자는 계속 쿠팡의 발목을 잡고 있다. 쿠팡 특유의 직매입과 자체배송(로켓배송) 시스템은 거래액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적자가 커지는 부메랑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의 경우 영업손실이 1조원 중후반대로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국 단위로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대형 투자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쿠팡은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주문량이 대폭 늘었지만 인건비나 배송비가 오르면서 적자폭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대구첨단물류센터, 제주1캠프 등 전국에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여력도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전략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이커머스 시장에서 거래량이 상위 업체 몇 곳에만 몰리고 하위 업체에는 줄어드는 식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티몬은 지난달 1억6000만원의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 쿠팡 위메프 등과 함께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국내 이커머스 기업 중 월 기준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티몬이 처음이다. 지난해부터 매출은 잘 나오지만 비용이 높아 적자 확대에 영향을 준 신선식품 판매 채널 '슈퍼마트' 서비스를 중단하고 일정 시간 동안 제품을 특가에 파는 '타임커머스'로 전환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은 결과라는 평이 나온다. 내년께 진행할 기업공개(IPO)에 대비해 분기·연간 흑자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11번가는 비효율 사업 축소와 수익성 개선을 통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는 고객의 사이트 방문을 높이는 방향으로 외형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태성 기자 / 박대의 기자 / 강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