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납득 어려워", 유증상에도 여행 모녀에 1억이상 손배소
제주도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제주도를 관광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모녀에게 억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27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제주를 여행한 미국 유학생 A씨(19)와 모친 B씨(52)가 각각 지난 25일과 2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해외 방문 이력이 있고, 입도 첫날인 지난 20일 저녁부터 오한, 근육통 등 코로나19 증상을 느꼈다. 그런데도 제주에 머무는 동안 모친 등 일행 3명과 함께 렌터카를 타고 도내 주요 관광지와 음식점 등 20여곳을 들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A씨가 '코로나19' 잠복기 기간 중 제주에 왔고, 지난 23일 오전에는 코로나19 증상을 느껴 숙소 인근 병원을 방문했음에도 여행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 중이다.
원고는 도민의 예산으로 모녀가 다녀간 동선에 대해 방역조치를 한 제주도와 영업장 폐쇄 피해업소, 이들 모녀와의 접촉으로 자가격리 조치를 받은 도민들이다. 피고는 A씨와 B씨 모녀다.
도는 법률 검토를 통해 A씨 모녀의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 제주도와 도민들에게 입힌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고, 피해액을 산정 중이다. 청구할 손해 배상액은 1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는 소송에 동참할 업소와 피해자들의 의사 확인을 거쳐 구체적인 참가인선정과 소장 작성에 착수할 방침이다.
또 이들 모녀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과 함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여부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는 등 일부 이기적인 입도객 및 그 보호자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하여 단호히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 제주도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가영 기자 park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