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제2의 이탈리아’ 되나…엿새 만에 확진자 10배 급증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 중인 유럽에서 스페인이 ‘제2의 이탈리아’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엿새 만에 10배로 급증한 것이다.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보건부에 따르면 스페인 전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753명으로 하루 전보다 1500명 이상 늘었다. 누적 사망자는 136명이다.
사흘 전 이탈리아와 같은 상황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스페인 정부의 공언이 무색할 만큼 정부의 다양한 대책에도 코로나19 감염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8일 589명에서 불과 엿새 뒤인 이날 10배로 늘었다.
스페인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곳은 수도 마드리드 일대다.
마드리드시와 보건당국은 시민들에게 되도록 자택에 머물라고 당부했고, 남부 도시 세비야는 대규모 가톨릭 기념행사를 취소했다.
그 밖에도 전국적으로 휴교령이 내려지는 등 각종 대책이 쏟아졌다.
그러나 스페인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정부의 상황 인식이 안이했다는 비판론이 일고 있다.
제1야당인 국민당의 파블로 카사도 대표는 정부가 지난 8일 전국적으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진 등 대규모 야외행사를 그대로 진행하도록 했다면서 “정부가 심각한 수준의 태만을 보였다”고 비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스페인은 이날 국가비상사태를 공식 선포할 예정이다.
국가비상사태를 발령하면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 저지를 위해 기본권인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다양한 수준의 조처를 할 수 있고, 군대도 동원해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통제할 수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