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학자 “화성에 곤충”..과학계 “말도 안돼”
지난달 하순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미국곤충학회에서 흥미로운 발표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대에서 곤충학을 연구하는 윌리엄 로모서 교수가 “화성에 곤충이 산다”고 주장한 것이다. 로모서 교수는 오하이오대에서 45년간 곤충학 분야를 연구한 원로학자로, 널리 활용되는 이 분야의 교과서인 <곤충학의 과학> 저자다.
그가 내놓은 주장의 근거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전 세계인에게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관측 사진이다. 화성 표면 탐사 과정에서 탐사로봇인 큐리오시티 등이 찍은 사진들을 몇 년에 걸쳐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곤충의 몸을 가진 물체들이 잇달아 등장했다는 해석이다. 로모서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사진들에서 머리, 가슴, 배 3부분으로 나뉜 전형적인 곤충의 몸통이 관찰되고 날개 형상까지 드러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가 제시한 사진들에서는 날갯짓을 하는 나방, 지구의 물방개를 닮은 형상이 담겨 있다.
문제는 이런 사진의 신빙성이다. 인터넷에는 이처럼 NASA가 공개하는 사진들을 유심히 살펴보다 “생명체의 흔적”이라며 주장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대부분 사진들은 매우 해상도가 낮아 형상을 정확히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어디가 머리이며 다리인지 설명하는 사진 수집가의 글이 따라붙어야 고개가 끄덕여지는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로모서 교수의 주장이 나오자마자 미국 과학계에선 반박하는 입장이 속속 나오고 있다. 데이비드 매디슨 오리건주립대 생물학과 교수는 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무작위의 자료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변상증(pareidolia)’의 한 예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변상증은 벽에 그려진 얼룩이나 하늘의 구름에서 사람의 얼굴 모양 등을 찾아내 그게 진짜라고 믿는 심리현상이다. 증거라고는 생각하기 나름대로의 형상이 겨우 떠오르는 흐릿한 사진밖에 없는 상황에서 화성에 곤충이 산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이다.
NASA도 이 문제가 대중의 관심을 끌자 언론에 입장을 밝혔다. NASA는 “과학계 대다수의 의견은 화성 표면이 복잡한 체계를 가진 생명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계에선 곤충처럼 눈으로 몸체를 또렷이 볼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크고 자신의 의지대로 이동한 뒤 먹이를 먹고 번식할 수 있는 동물을 ‘복잡한 생명체’로 본다.
국내 과학계의 한 인사도 “곤충 수준의 생물이 산다면 먹이가 되는 또 다른 생물이 있어야 한다”며 “화성에 이런 수준의 정밀한 생태계가 있다는 분석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믿기 어려운 얘기”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주장이 단순히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계에선 화성에 곤충이 산다는 주장이 미국 유수의 대학이며 연구조직인 오하이오대에서 나온 게 큰 문제라는 시각이 나온다. 권위를 가진 기관에서 나온 주장이 대중에게 잘못된 과학 지식을 전파할 가능성이 커서다.
우리가 본 화성의 표면은 극히 일부분이라서 뭐라고 속단하기도 이르긴 하네요.
출처 : https://news.v.daum.net/v/20191201211954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