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패딩이요? 요즘엔 RDS 패딩이죠" 윤리적 다운 사용, 3년 새 3배 증가
"롱패딩이요? 요즘엔 RDS 패딩이죠."
올겨울 패션시장에 윤리적 다운 인증(RDS·Responsible Down Standard) 충전재를 사용한 패딩 제품이 부쩍 늘었다. RDS란 오리와 거위의 사육 및 도축, 가공, 봉제 등 다운(Down·새의 솜털) 제품을 생산하는 전 과정에 동물 복지 시스템을 준수했음을 인증하는 제도다.
국내 다운 소재 전문업체인 태평양물산(007980)에 따르면 윤리적 다운의 수요는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올해 이 회사가 국내 패션 시장에 공급한 RDS 인증 다운량은 536t으로 2016년(168t)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인공 충전재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섬유의 중심 부분을 빈 구조로 만들어 보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웰론, 프리마로프트, 신슐레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태평양물산이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인공 충전재 신클라우드RCS의 경우 올해 691t이 시장에 공급됐다. 내년에는 1000톤 이상이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평양물산 관계자는 "내년부터 리사이클 다운 사업을 본격화하는데, 현재 반응을 보면 40t 이상의 재생 다운이 국내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필(必) 환경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윤리적 충전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따로 운영했던 천연 충전재와 합성 충전재 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RDS 충전재를 사용한 옷에는 인증 마크가 달려 있다./responsibledown.org
패딩 ‘속’이 달라지는 이유는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패션계에는 탈(脫) 모피 운동이 확산하는 추세다. 구찌, 아르마니 등 명품 브랜드가 모피 생산을 중단했고, 셀프리지 백화점과 육스네타포르테 등 세계적인 유통사들도 모피 판매를 거부하고 나섰다. 오리와 거위의 털로 만드는 다운점퍼도 시대의 흐름을 피해갈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거위 한 마리에서 나오는 털은 60g 정도로, 점퍼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15~25마리의 오리와 거위가 필요하다. 한 동물단체 조사에 따르면 오리와 거위는 생후 10주부터 6주 간격으로 털을 뽑힌다. 그렇게 매년 약 200만 마리의 오리와 거위가 희생된다.
RDS는 2014년 미국 비영리 섬유 협회인 텍스타일 익스체인지(TE·Textile Exchange)와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공동 연구해 만든 인증 제도로 코오롱스포츠, K2, 네파 등 많은 의류 업체가 이 인증을 받은 충전재를 사용한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지속 가능 경영이 화두인 만큼 제품과 공정 전반에 친환경을 실천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스페이스는 모든 다운 제품에 RDS와 인공 충전재를 사용하고, 2016년부터는 모자 장식도 너구리 털(라쿤)과 여우 털(폭스) 대신 인조 모피를 쓴다. 올해 유행 중인 플리스 재킷, 일명 ‘뽀글이 재킷’도 플라스틱병을 재활용해 만들었다.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경우 2014년부터 모든 다운 제품에 유통과정 추적 다운(Traceable Down)을 사용한다. 매 시즌 다운 추적 조사를 해 푸아그라를 위해 강제로 사료를 먹여 키운 거위나 살아있는 거위에서 채취한 털이 들어있지 않다는 걸 확인한 후 제품을 만든다.
침구류에서 다운을 추출해 재생하는 과정./나우
생물의 솜털을 뜯는 대신 못쓰게 된 동물 털을 재가공한 리사이클(재생) 충전재도 등장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는 올해 주력 상품으로 출시한 '뉴 엣지 다운 시리즈'의 79%를 버려진 이불과 베개 등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충전재로 만들었다. 이 회사의 자매 브랜드 나우도 수년째 리사이클 다운 점퍼를 선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판매량이 2017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버려진 동물 털을 재활용한다니, 보온성과 위생 면에서 품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블랙야크 측은 세계적으로 공인된 헝가리의 재생 우모(羽毛) 공장에서 엄격한 세척과 소독과정을 거쳐 재가공한 털을 사용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솜털과 깃털이 약 75 대 25 비율로 들어갔고, 필파워(충전재가 압축됐다 복구되는 성질)도 600~650 수준으로 아웃도어 다운 점퍼 기준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남윤주 블랙야크 마케팅팀장은 "아웃도어 브랜드라면 자연과 공존이 가능한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이런 시도를 하게 됐다"라며 "세척 과정에서 온천수를 사용하고, 세척을 마친 온천수는 정수 후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때문에 공정 과정도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366&aid=000045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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