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서 만든 캐릭터 '펭수' - B급 유머로 어른들에 인기 폭발… 유튜브 구독 40만명·팬사인회도
카카오톡 이모티콘인 '오구' - 굿즈 사려는 20~30대 몰려 품절 "아마추어가 급조한 듯한 매력"



"뽀로로 선배님을 보고 남극에서 헤엄쳐 왔다"는 EBS 소속 '거대 펭귄'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엉성하게 생긴 펭귄 탈을 뒤집어쓰고 황당한 발언을 남발하는 그의 이름은 펭수. 6개월 전 EBS의 '자이언트 펭TV'로 데뷔한 그는, 지난 9월 '뽀로로' '방귀대장 뿡뿡이' '번개맨' 등 '대선배'들과 함께 나온 EBS 육상대회에서 힘들다면서 바닥에 드러눕고 선배들에게 툭툭 시비를 거는 등 '교육 방송'에 반하는 불량 캐릭터로 선풍을 일으켰다.

소셜미디어와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펭수의 막말이 화제다. 매니저에게 "초심을 잃었느냐"고 다그치고, 제작진에겐 "EBS 퇴사하고, KBS로 가겠다"는 협박성 멘트도 날린다. '펭귄 맞느냐'며 의심하는 질문에 "그럼 당신은 사람 맞느냐"고 받아친다. 자신의 이름은 '남극 펭' 자에 '빼어날 수(秀)'를 합친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펭귄 탈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정체를 추론하는 글도 올라온다. '순둥이 펭귄' 뽀로로만 보고 자란 20대들이 펭수의 행보에 열광하면서 캐릭터가 더 이상 어린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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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성한 외모와 거칠 것 없는 입담으로 어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펭수(왼쪽). 오리너구리 캐릭터 오구는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곳마다 품절 대란이 일어난다. /EBS·네이버 블로그
펭수의 유튜브 구독자는 최근 40만명을 넘었다. 지난달 13일 SBS 라디오 '배성재의 텐', 같은 달 23일 MBC 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등 다른 방송사 프로에도 출연하기 시작했다. '여성시대'에선 "한국에는 세계적인 스타 BTS가 있다. 스타가 되려면 한국을 와야겠구나 싶어 (남극에서) 왔다"고 능청을 떨었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SBS '정글의 법칙' 등 예능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펭수가 내레이션을 맡은 '정글의 법칙'의 지난 2일 방송 시청률은 전주 7.1%(닐슨코리아·전국 가구 기준)에서 1.4%포인트 증가한 8.5%를 기록하며 '펭수 효과'를 입증했다. 지난 7월과 10월에는 서울과 부산에서 단독 팬 사인회가 열렸다.

펭수 못지않게 '어른이'(어린이 같은 어른)들이 열광하는 캐릭터가 '오구'다. 오리너구리를 캐릭터로 만든 '오구'는 어른이들 사이에 신드롬이 됐다. 지난해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출시돼 인기를 얻은 오구는 1년 새 10여개 시리즈가 잇따라 나왔다. 올해 서울 신촌과 잠실, 부산, 경기도 등에 만들어진 오구 팝업스토어는 굿즈를 사려는 20~30대가 몰리면서 품절 대란이 일어났다.





지난달 26일 부산에서 열린 사인회에서 펭수(가운데)가 팬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EBS

이 캐릭터들의 매력 포인트는 '엉성함'과 '하찮음'이다. 예컨대 펭수는 뽀로로와 달리 지나치게 넓은 흰자위와 일그러진 얼굴형, 대충 만든 손가락 모양 등 디자인이 전혀 정교하지 않다. 여기에 '선을 넘는' 발언들을 불사하며 '귀여움'을 앞세운 기존 캐릭터들과 차별화했다. 취업 준비생 백설화(25)씨는 "마치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펭수를 보면 머리가 복잡하던 나도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오구 또한 대충 그린 듯 둥글둥글한 몸과 점으로 찍은 두 눈이 캐릭터를 구성하는 거의 전부. "분명 아이디어 회의 같은 건 한 번도 하지 않고 만들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올 정도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다양한 문화 캐릭터를 소비하는 건 더 이상 어린아이나 일부 마니아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평범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요즘 20~30대들에게 '아마추어가 급조한 듯한 매력'이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했다. 모든 것이 틀에 맞춘 듯 꽉 짜인 삶을 살아온 성인들에게 아무렇게나 만든 것 같은 인형 캐릭터가 책임지지도 못할 말을 마구 쏟아내는 것이 묘한 해방감을 주는 건 아닐까.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23&aid=000348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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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서 만든 캐릭터 ´펭수´ - B급 유머로 어른들에 인기 폭발… 유튜브 구독 40만명·팬사인회도 카카오톡 이모티콘인 ´오구´ - 굿즈 사려는 20~30대 몰려 품절 "아마추어가 급조한 듯한 매력" "뽀로로 선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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