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회장의 분노 "日 이대로 가면 망해…韓 반일감정 이해"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 AFP=뉴스1 |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의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柳井正·70)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이 한국인이 느끼는 반일 감정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16일 닛케이비즈니스에 따르면 야나이 회장은 지난 9일자로 게재된 인터뷰에서 "일본이 한국을 적대시하는 게 이상하다"면서 "일본이 한국에 반감을 갖게 된 건 일본인이 열등해졌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사회를 향해 "이대로 가면 망한다"고 쓴소리를 퍼부으며 대대적인 개혁을 촉구했다.
지난 30년간 세계는 급속히 성장했지만 일본은 거의 성장하지 못해 선진국에서 중진국이 돼가고 있으며 어쩌면 개발도상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소득도 거의 늘지 않았고 산업이 여전히 제조업 중심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로봇공학 분야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본격적으로 새 분야에 뛰어드는 기업이 없다고도 비판했다.
또 일본 특유의 '손타쿠'(忖度·윗사람의 의중을 짐작하고 알아서 행동함) 문화가 윗사람을 위해 공문서를 위조하는 등의 관행으로 변질됐다면서 "일본인의 DNA가 강점에서 약점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몰락하는 일본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세태도 지적했다.
야나이 회장은 "서점에서 '일본이 최고'라는 책들을 볼 때마다 항상 기분이 나빠진다"면서 "무엇이 최고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일본이 이대로 계속 가다간 '가마솥 안 개구리'가 돼 점점 끓는 물 속에서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갈 수 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일본에 두 가지 개혁안을 제시했다. 먼저 재정지출을 절반으로 줄이고 공무원 숫자도 반으로 줄이라고 조언했다. 또 참의원(상원)과 중의원(하원)이 모두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회를 단원제로 바꾸라고 촉구했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와 관련해선 주가 상승에는 도움이 됐으나 "나라가 돈을 뿌리면 주가는 어떻게든 된다"면서 사실상 성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유니클로는 지난 7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계기로 우리나라 국민의 불매운동 대상이 된 기업이다. 야나이 회장은 지난 10일 3분기 실적발표 당시 한일관계 악화로 한국 사업이 고전하고 있음에도 "(한국 사업) 전략 변경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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