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여 저항하라”… 얼굴 가린 시위대 ‘복면금지법’ 항의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홍콩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지역에 시민 수천명이 모여 복면금지법 반대 시위를 벌였다. 빅토리아 공원과 침사추이 등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앞서 홍콩 정부는 5일 0시부터 공공 집회나 시위 때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시행했다. 이를 어기면 최고 징역 1년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홍콩 시민들은 이에 반발해 의도적으로 얼굴을 가리고 “홍콩이여 저항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영화 ‘브이포벤데타’에 등장한 ‘가이 포크스’ 가면을 썼다. 가이 포크스는 1605년 영국 성공회 수장이던 제임스 1세 국왕을 암살하려다가 실패한 인물로 ‘저항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특히 10대 소년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고 체포돼 분노는 더욱 커졌다. 지난 4일 저녁 위안랑 지역에서 시위를 벌이던 14세 소년이 경찰이 쏜 실탄을 허벅지에 맞고 병원으로 실려가 치료를 받았다. 지난 1일 18세 고교생이 경찰이 쏜 실탄을 가슴에 맞고 수술을 받은 데 이어 두 번째다. 경찰은 어떠한 사과나 해명도 없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소년을 폭동과 경찰관 폭행 혐의로 체포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감정이 격해진 시위대가 잇따라 기물을 부수며 저항했다. 일부는 차이나텔레콤 매장이나 중국은행의 현금인출기(ATM) 등 중국계 기업 자산을 파손하기도 했다.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전날 성명을 통해 “홍콩은 폭도들의 극단적인 행동 때문에 ‘매우 어두운 밤’을 보냈다. 다 함께 폭력을 규탄하고 폭도들과 결연히 관계를 끊자”고 주장했다.

반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4일 성명에서 “홍콩 당국의 최우선 과제는 시민의 자유를 추가로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 열망에 구체적인 응답을 하는 것”이라며 홍콩 복면금지법 시행을 비판했다고 SCMP가 전했다.

한편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이날 “대만과 미국이 7일 타이베이에서 진일보한 대외관계 협력을 위한 ‘태평양대화’를 갖는다”고 전했다. 이번 대화에는 샌드라 오드커크 미 국무부 호주·뉴질랜드·태평양도서담당 부차관보가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한다. 미 국무부 관리가 대만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는 것은 처음이다. 최근 중국의 압박으로 외교적 고립에 빠진 대만을 도우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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