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A 찬미 엄마 인터뷰 잔잔한 감동…'진짜 금수저 엄마'의 인생
걸그룹 AOA 멤버 찬미의 어머니 인터뷰가 화제다. 경북 구미의 한 자리에서 20년 넘게 미용실을 운영 중인 찬미 어머니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불구, 오갈 곳 없는 지역 10대들의 쉼터를 제공하고 그들의 '이모' 혹은 '엄마'를 자처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숨은 '의인'이었다.
27일 한국일보는 찬미의 어머니 임천숙 씨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임씨는 아버지의 폭력에 못 이겨 여덟 살 어린 나이에 소매치기까지 해야 했을 정도로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열일곱 살 때 자신을 거둬준 미용실 원장님으로부터 들은 생애 첫 칭찬에 미용을 천직으로 삼기로 마음 먹고 지금까지 가위를 잡고 있다.
둘째 찬미를 포함, 슬하에 3녀를 둔 임씨는 막내딸을 낳은 직후 전 남편과 이혼하며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빚을 끌어안기도 했지만 미용실 한쪽에 마련된 단칸방에서 세 딸을 예쁘게 키웠다.
가위를 쥔 그의 손길이 닿는 곳은 평범한 우리네 이웃도 있지만 미혼모, 갈 곳 없는 청소년 등이 상당수다. 지금까지 2~300명은 정도 되는 아이들이 사랑이 담긴 임씨의 손길을 거쳐 갔다.
인터뷰에서 임씨는 힘든 상황임에도 많은 아이들을 거둔 이유에 대해 "나 역시 힘들게 살아봤고, 나쁜 짓도 해봤다. 사람이 먹을 것, 잘 곳이 없으면 자기도 모르게 나쁜 짓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안다"며 "그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도움만 줘도 나쁜 마음은 안 먹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어른이고 돈을 벌 수 있으니 아이들에게 그렇게 해줘야 한다고 당연하게 여겼다"며 "내 자식만 잘 키우면 무슨 소용인가. 내 자식이 귀한 만큼 남의 자식도 잘 되면 좋지 않나"고 반문했다.
둘째딸 찬미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전했다. 임씨는 "1년 2개월 동안 힘든 과정을 거쳐 AOA로 데뷔했지만 데뷔 5년 만에 처음으로 정산을 받았다. 또 데뷔 3년쯤 됐을 때 우울증을 심하게 앓기도 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최근 3년 동안 일이 거의 없었는데 '퀸덤'으로 잘 되어 정말 다행"이라며 "딸들이 몸과 마음이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돈을 따라가면 절대 내 돈이 되지 않는다, 즐겁게 재미있게 일하다 문득 뒤돌아보니 와 있는 돈이 내 돈"이라는 지론을 밝힌 임씨는 "지금도 월세로 살고 있지만 지금 이렇게 사는 게 정말 좋다. 돈이 좀 없지만 빚도 다 갚았고. 과거로 돌아가라면 절대 가고 싶지 않다.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인생의 남은 꿈에 대해선 "교도소에서 나온 뒤에라도 사회에 나와 써먹을 수 있는 미용 기술을 가르치는 봉사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씨는 지난 2015년 MBC '위대한 유산'에 찬미와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당시 찬미는 "내가 일찍 돈을 벌고 싶었던 게, 엄마가 매일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데 집도 없고, 꼬박꼬박 월세를 내고 우리 학원비를 내면 엄마가 모을 돈이 없는 걸 아니까 일찍 돈을 벌고 싶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https://www.mk.co.kr/star/hot-issues/view/2019/12/1088758/
이에 임씨는 "엄마는 네가 그런 마음을 먹어서 더 속상하다. 아직 네 나이에 그런 마음을 먹을 나이가 아닌데, 그런 마음을 먹게 만든 엄마가 난 더 속상하다"며 "딱 그냥 스무 살 만큼만 철들었으면 좋겠는데, 너무 빨리 많은 생각을 한 게 미안하다"고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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