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펭수'의 몸값…식품업계 너도나도 모시기 경쟁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직장인의 대통령'으로 불리며 2030 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EBS 펭귄 캐릭터 '펭수'를 두고 식품업계에서 '모셔가기' 경쟁이 뜨겁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최근 EBS 측과 펭수를 활용한 마케팅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그러나 "EBS와 미팅을 한 것은 맞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빙그레는 지난달 모델로 활약하는 손흥민 선수가 광고에서 선보인 춤을 따라 하는 '슈퍼콘 댄스 챌린지'를 열었는데, 이 경쟁에 펭수가 참가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펭수는 당시 100위권 밖의 초라한 성적을 내고 탈락했는데, 캐릭터가 '초대박'을 치자 빙그레 측 관계자가 "우리도 엄청 후회하는 중"이라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펭수를 향한 '러브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펭수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꼽은 참치를 생산하는 동원그룹, 한 영상에서 좋아하는 과자라고 밝힌 '빠다코코낫'을 만드는 롯데제과 역시 EBS 측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펭수를 마케팅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지 타진하고자 미팅을 가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진척된 사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애를 두고 펭수라는 캐릭터를 소비하는 계층인 2030 세대에 주목한다.
대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비교적 팬의 스펙트럼이 넓은 데다가, 식품업계가 주 타깃으로 잡는 2030대, 그중에서도 '2030대 여성'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인기 아이돌 그룹이 모델이 될 경우, 광고의 영향을 받는 집단이 팬으로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지만 펭수의 경우는 2030 세대 전반에서 폭발적인 반향을 끌어내고 있는 만큼, 한류 스타를 뛰어넘는 '외연 확장'을 기대할만하다는 것이다.
또 광고 모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 부랴부랴 손익 계산서를 따져보고 급히 광고를 내려야 하는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펭수가 아직 어떠한 식품업계와도 계약을 맺지 않은 '광고계 신인'이라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인기가 치솟기 시작하는 초반에 모델로 기용하려는 '입도선매' 심리도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펭수 캐릭터는 젊은 직장인에게 크게 인기를 얻는다는 점이 식품업계의 주 소비층과 겹쳐 매력이 있다"며 "펭수가 다른 곳과 계약을 하기 전에 먼저 잡아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펭수는 단순 캐릭터 콘텐츠를 넘어 부산에서 열리는 사인회에 참석하고자 팬들이 KTX를 타고 내려가기도 하고, EBS를 넘어 다른 지상파 채널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이뤄내는 등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 인기 캐릭터가 모델로 부상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와 올해 '라이언' 등을 필두로 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은 동서식품, 서울우유, 롯데제과 등의 모델로 나선 바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캐릭터를 모델로 기용하면 브랜드가 젊어지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며 "실제로 매출 상승도 일어나 내부적으로는 고무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1&aid=0011220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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