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 나지 않아" 눈물…심은경 日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심은경[사진=일본 아카데미상 협회 제공]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배우 심은경이 일본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심은경은 6일 일본 도쿄 신 다카나와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제43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신문기자’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날아라 사이타마’의 니카이도 후미, ‘꿀벌과 천둥’의 마츠오카 마유, ‘인간실격:다자이 오사무와 세 명의 여인들’의 미야자와 리에, ‘최고의 인생을 찾는 법’의 요시나가 사유리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영예를 안았다. 한국 배우가 이 상을 받기는 시상식이 출범한 1978년 이래 처음이다.
심은경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믿기지 않는 듯 눈을 삼빡 감았다 떴다.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트로피를 건네받았다. 수상 소감에서는 뜨거운 눈물을 와락 쏟아냈다. 일본어로 “죄송하다. 수상을 전혀 생각하지 않아서 소감을 준비하지 못했다”며 흐느껴 울었다. 이어 함께 호흡을 맞춘 마츠자카 토리에게 감사를 표한 뒤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도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본 아카데미에서 큰 상을 받게 돼 무척 기쁘다. 지금도 많이 두근거린다”며 “정말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심은경에게 영예를 안긴 ‘신문기자’는 일본 현 정권에서 벌어진 정치 스캔들을 다룬다. 2017년 일본을 뒤흔든 가케학원 사건이다. 아베 정권이 특정 사학재단에 수의대 신설과 관련한 특혜를 제공해 논란이 일었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정치 스캔들, 여론 조작, 고위 관료 자살 등 일본 정부의 비밀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사실적 묘사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국가와 저널리즘의 이면을 비판해 이날 최우수 여우주연상과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남우주연상(마츠자카 토리)을 휩쓸었다.
심은경은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신문기자 요시오카 에리카를 일본어로 연기했다. 앞서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여우주연상, 다카사키 영화제 여우주연상, 타마 시네마 포럼 최우수 신인여우상 등을 수상하며 수준급 표현을 인정받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